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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산마을>28. 경북 문경시 상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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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강 댓글 0건 조회 146,806회 작성일 18-12-2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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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벼」라는 것이 있다.일종의 야생벼를 말한다.잡초인 피와 일반 벼의 중간 정도로 생각하면 알기 쉽다.일반 벼에 비해 수확량도 적고 밥맛도 떨어진다.그러나 일반벼가 자라지 못하는 척박한 산간지방에서도 끈질기게 살아남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조령의 첫 마을 상초리(上草里.경북문경시)에는 밭벼 경작지가 한창때 5천평이나 있었다.조령은 해발 6백50로 그다지 높지는 않지만 주위의 산세가 무척 험한 곳이다.조령의 우리말 이름인 「새재」가 새도 넘지 못할 만큼 험한 고개라는 뜻에서 나왔다는 데서 이곳의 험준함을 실감할 수 있다.
이처럼 험한 조령기슭에 마을이 있다 보니 상초리 사람들은 일반 벼를 심을 만한 땅을 소유할 수 없었다.자연히 밭벼와 잡곡을 경작해 먹어야 했다.그래서 인지 그들의 정서는 밭벼의 「야생」과 많이 닮아 있다.무척 강인하다.
강인함은 상초리 사람들이 숱한 역사의 고난에도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상초리 사람들의 과거는 수많은 부침(浮沈)의 역사다.교통의 요충인 조령과 관계된 크고 작은 전투에서 그들은 목숨을 바치고 관문을 지을 때는 노동력을 제공해야 했다.
비로소 안정됐을 때는 조령을 오가는 나그네들의 목을 축여 주는 주막을 운영했다.지금도 조령관문을 찾으면 옛 주막이 복원돼있는데 주위의 빼어난 산세와 어울려 왠지 고향에 온 듯한 정감을 준다.
마지막으로 상초리 사람들에게 철퇴를 가한 것은 일제였다.조령은 영남과 충청도를 잇는 고개로 서울입성을 위한 중요한 도로다.그래서 「영남대로」라 불렸다.일제는 한국민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이 영남대로의 기(氣)를 꺾기 위해 1905년 의도적으로 근처 이화령에 신작로를 만든다.
그 후 양조장과 시장이 설 정도로 번성했던 조령의 풍요는 마감됐다.이후 상초리 사람들은 화전(火田)으로 먹고 살아야 했다.상초리가 다시 일어서기 시작한 것은 조령관문이 관광지로 각광받으면서부터다.마을사람들은 음식점과 주점을 만들어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맞았다.
요즘 조령관문은 기업임직원들의 극기훈련코스로도 각광받고 있다.새재관리사무소 배인성소장은 『조령관문을 오르내리면서 땀을 흠뻑 흘린 뒤 근처 수안보온천에 몸을 푹 담그면 하늘을 날아 갈 듯한 기분』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나 상초리 사람들의 수난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듯하다.
조령관문이 도립공원이 되면서 상초리 사람들은 몇 집만 빼고는 조령관문 아래로 집단이주해야 했다.대부분 조령관문 안에서 음식점과 주점을 하면서 생계를 꾸려온 사람들이다.그들은 보상금으로 조령관문 근처에 또다시 음식점을 열어 영업하고 있다.오랜 삶의 터전을 떠난 사람들이 편할 리 없다.그러나 이럴 때 그들의 강인함은 또다시 빛을 발한다.

  볼거리 먹거리
 도립공원 조령에 있는 상초리는 전체가 관광지다.
조령관문은 모두 3개의 관문으로 이뤄져 있는데 조령산마루에 있는 것이 3관문(조령관)이고 문경쪽으로 내려오면서 2관문(조곡관).1관문(주흘관)이 차례로 서 있다.
2관문의 축성연도는 조선 선조 27년(1594년).1관과 3관은 조선 숙종 34년(1708년)에 세워졌다.
조령은 영남과 충남.서울을 잇는 중요한 교통로이자 교역로였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유적지가 많다.예컨대 원터는 고려.조선시대출장중인 관리나 여행객에게 숙식을 제공하던 곳이다.재미있는 것은 「산불됴심」이라고 적힌 조령 산불조심 표석이다.옛날에도 산불에 대한 경계심이 컸다는 것을 말해 준다.조령관문 안에서 차량통행은 금지돼 있다.걸어 다녀야 한다.그 덕에 조령관문은 보존이 아주 잘 돼있다.
조령관문에서 관광객의 목을 축여 주는 곳이 휴게소다.조령관문에서는 형제가 나란히 휴게소를 하나씩 운영하며 의좋게 지내고 있어 주목을 끈다.오경희(52).오중희(45)씨 형제.정착은 동생 중희씨가 먼저 했다.18년전 옛 주막을 복원해 보자는 뜻에서 휴게소 동화원을 열었다.그가 운영하는 동화원은 조령 제1관문과 2관문 사이에 있다.형 경희씨는 조령 2관문 근처에서 「조곡휴게소」를 운영한다.9년전 정착했는데 동생의 권유에 따른 것이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휴게소를 스쳐 지나간 수많은 사람들을 맞다 보니 이야기보따리가 풍성하다.시인 신경림씨 등 많은 예술가나 조령과의 깊은 인연도 술술 풀려 나온다.입심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다. 오래 전부터 주막이 발달해온 탓인지 조령관문 근처에는 맛있는 음식점이 많다.
임꺽정가든(0581-71-2285)은 문경새재 청정지하수로 양식하는 역돔회가 일품이다.1㎏에 1만8천원.
소문난식당(0581-572-2255)은 묵조밥이 이름만큼이나 소문 나 있다.메밀묵과 산채를 곁들인 조밥에 된장국과 야채를 포함해 1인분에 5천원.
새재별미식당(0581-71-7701)은 직접 농사지은 콩을 사용해 즉석에서 만들어 주는 순두부가 입맛을 돋운다.1인분 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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